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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러시아에도 서브프라임 불똥…외국자본 450억달러 ‘탈출’

모스크바해바라기 2008. 10. 17. 16:16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의 무풍지대였던 러시아에서 외국 자본 탈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8월부터 9월까지 러시아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 자본이 450억 달러에 이른다고 4일 밝혔다.

러시아 금융시장은 올해 2분기(4∼6월) 407억 달러의 외국 자본 순유입을 보였다. 이때까지 외국기업과 은행들은 원유 판매로 외환보유액이 든든한 러시아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라 러시아 자원기업에 대한 지분 매입과 현지 공장 증설을 계속 추진했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는 산업 분야에까지 밀어닥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4일 보도했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크레디트유럽은행과 체코의 홈크레디트은행 등 러시아에서 사업을 확대하던 외국계 은행은 사업을 철수하거나 프로젝트를 잇달아 취소했다. 이들 은행과 개인 투자자가 지난달 러시아 금융시장에서 빼간 돈은 380억 달러에 이른다는 집계도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과 재무부는 지금까지 쌓아뒀던 오일머니를 풀어 외국 자본 공백을 막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러시아 통계청은 정부재정 흑자 규모가 연초 예상치보다 25% 이상 줄 것으로 예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러시아 경제가 세계 금융위기에 흔들릴 정도로 약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는 러시아 실물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 자본의 이탈 러시가 벌어지자 즈베르방크 대외무역은행(VTB) 등 러시아 국책은행들은 대출 이자율을 연 7∼8%에서 11∼13%로 대폭 올렸다.

러시아 국책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던 석유기업들이 채권 상환과 자산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 최대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자원 개발 프로젝트를 10∼15%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석유회사 로스넵티도 석유 시설에 대한 투자계획을 변경할 뜻을 비쳤다.

은행 이자율 인상은 소비재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사정이 국책은행보다 좋지 않은 지방 중소은행들은 이자율을 20% 이상으로 올렸다.

주부 예카테리나 블라소바 씨는 “신용카드로 자동차, 고급 가전 등 내구재를 사던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출처 : 러시아 정보 공유
글쓴이 : 안드레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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