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메드베데프의 비즈니스외교
금융위기로 러시아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비즈니스 외교'가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모스크바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워싱턴에서 열린 G20금융 정상회의가 끝나고 곧바로 페루, 브라질, 베네수엘라, 쿠바 등 중남미 4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취임 후 첫 중남미 순방에서 그는 실용적 협력을 내세우며 통상, 에너지,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문 국가와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그는 페루와 러시아제 헬기 유지ㆍ보수를 위한 공장 건설을 포함한 9개 항의 협정을 체결했고 브라질과는 관광비자 면제와 헬기 판매, 통상 확대 등에 합의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핵에너지 개발 협력 등 7개 항의 협정을 체결했고, 쿠바와는 카리브해 유전 공동개발과 우주항공센터 설치 추진 등에 합의했다.
모두 러시아가 선도하는 분야들이고 자국의 경제 이익과 직결되는 내용이다.
최근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붕괴하고, 유가가 폭락한데다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2천억 달러 가까운 외환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외국 자본 유치가 절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 이사장을 7년 넘게 지내면서 소위 '비즈니스 마인드'를 익힌 메드베데프 대통령으로서는 실력발휘를 제대로 한 셈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을 마친 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막대한 자원을 보유한 중남미는 러시아에 매우 특별하고 중요한 지역"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남미 귀국 이후에도 그의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2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셰이크 하마드 빈 이사 알 할리파 바레인 국왕과 회담을 하고 양국 간 합작은행 설립에 합의했다.
그런가 하면 4일에는 인도로 날아가 경제 협력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뭄바이 동시 다발 테러로 방문국 사정이 좋지 않은 데서도 강행되는 만큼 많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쿠단쿨람 핵발전소 내 4기 원자로 건설과 신규 원전 건설, 핵연료 공급 협정 등에 서명할 예정이다.
또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금융협력과 통상 협력 증진 방안, 무기 수출 등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 공보실 관계자는 "이번 인도 방문의 화두는 금융위기가 될 것이며 양국의 경제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